[사진작가 정은택 시선으로 보다] 물안개에 잠긴 아침

호수 위 번진 나무의 그림자…자연이 만든 가장 느린 풍경
움직임 없는 순간 속에서 더 또렷해지는 존재의 깊이느껴

 

▲ 26.3.20 경북 경산 반곡지/사진 정은택

이른 아침, 물안개가  호수 위로 시간이 천천히 흐른다.


바람 한 점 없는 수면은 거울처럼 고요하고, 그 위에 선 나무들은 자신을 그대로 비추며 또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낸다.

사진 속 풍경은 특별한 사건이나 극적인 요소 없이도 깊은 인상을 남긴다.


잎을 떨군 나무들의 가지는 마치 오랜 세월을 견뎌온 흔적처럼 굽이치며 서 있고, 그 모습은 물속에 또렷하게 투영되어 현실과 반영의 경계를 흐린다.

물안개가 전체를 부드럽게 감싸며 공간에 깊이를 더한다.


산과 숲은 희미하게 겹겹이 쌓여 있고, 그 사이로 스며드는 빛은 차갑지만 따뜻한 여운을 동시에 남긴다.


▲ 26.3.20 경북 경산 반곡지/사진 정은택

경산 반곡지에 나무들 가지런함이 리듬감이 살아나고, 수면에 비친 반영은 나의마음을 자연스럽게 이끈다.


갈대는 계절의 끝자락을 말해주듯 바람 없이도 미세하게 흔들리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 작품은 단순한 자연의 기록을 넘어 ‘머무름’에 대한 이야기~~~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쉽게 지나치는 순간, 이렇게 멈춰 바라볼 때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소란하지 않기에 더 깊고, 움직이지 않기에 더 많은 것을 담아내는 자연 스스로 만들어낸 가장 정직한 작품이다.


그 고요 속에서, 우리는 오히려 더 많은 이야기를 듣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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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