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으로 이어가는 우리의 오래된 풍경

손끝으로 이어가는 우리의 오래된 풍경
붉게 익은 고추가 한가득 쌓여 있다.
두 사람은 마주 앉아 말린 고추를 하나씩 손질하며 묵묵히 손을 움직인다.
빠르게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걸음과 자동차가 오가는 길가에서, 이들의 손길만큼은 느리고 차분하다.
고추 한 개를 들여다보고, 다시 손질하고, 옆으로 내려놓는 반복된 작업.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일상의 한 장면이지만, 사진가의 눈에는 한 해 농사의 수고와 우리 어머니 세대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붉은 고추의 색깔만큼이나 선명한 것은 두 사람의 손이다.
수없이 많은 계절을 지나온 손끝에는 삶의 흔적이 남아 있고, 그 손길을 따라 우리의 먹거리와 전통도 이어져 왔다.
오늘도 시장 한편에서는 누군가의 정성이 조용히 익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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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택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