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위에 번진 붉은 빛…흔들림 없는 풍경 속 깊어지는 감정
빛과 그림자가 교차하는 순간, 마음은 천천히 가라앉는다

사진 속 풍경은 화려하지 않지만 오래 머무르게 한다.
산 능선 뒤로 내려앉는 해는 서두르지 않고, 그 빛은 물 위에 길게 드리워지며 천천히 퍼져나간다.
그 사이를 가로지르는 나뭇가지의 실루엣은 마치 시간을 붙잡고 있는 듯, 고요한 긴장감을 더한다.

빛이 더 가까이 다가온다.
물결 위에서 반짝이는 햇살은 부서진 조각처럼 흩어지며 작은 파동 하나에도 섬세하게 흔들린다.
전경의 가지들은 아직 피지 않은 계절을 말해주듯 앙상하지만,그 위에 맺힌 빛은 오히려 따뜻한 기운을 전한다.
의림지의 노을은 빠르게 지나가지 않는다. 머물고, 스며들고, 결국 사라지면서도 긴 여운을 남긴다.
그 시간 속에서 사람들은 하루의 소음을 내려놓고, 잠시 자신의 안쪽을 바라보게 된다.
이 풍경은 특별한 장면이 아니라 반복되는 하루의 끝일 뿐이지만, 그 반복 속에서 우리는 매번 다른 감정을 마주한다.
의림지의 노을은 그렇게, 익숙하지만 결코 같은 적 없는 하루의 마지막을 조용히 비춘다.
<저작권자 ⓒ JD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은택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