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 정은택의 시선] 의림지에 피어난 봄

낙엽 사이를 뚫고 올라온 야생화…작지만 단단한 계절의 시작

▲ 의림지비탈길에 숨어있는 아름다움 표현의 작품/ 사진 정은택

제천시 의림지 숲, 사람의 시선이 쉽게 머물지 않는 낮은 자리에서 봄은 먼저 시작되고 있었다.


마른 낙엽과 거친 흙 사이를 비집고 올라온 작은 야생화들은 연약해 보이지만, 그 존재만으로 계절의 변화를 분명히 증명한다.


보랏빛과 흰빛의 꽃잎은 과하지 않게 피어나 주변의 색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오히려 침묵하던 숲에 생기를 더한다.


▲ 의림지비탈길에 숨어있는 아름다움 표현의 작품/ 사진 정은택

특히 빛을 받아 은은하게 드러나는 줄기의 솜털과 흐릿하게 번진 배경은 이 작은 생명들이 얼마나 조용하게, 그러나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말해준다.


바람 한 번에도 흔들릴 것 같은 모습이지만, 그 뿌리는 이미 겨울을 견딘 시간 위에 서 있다.

이 사진은 화려함보다 ‘버팀’에 가까운 봄의 기록이다.


누구에게도 주목받지 않는 자리에서 스스로 피어나는 존재들, 그 낮은 시작이 결국 계절을 바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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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택 기자 다른기사보기